오렌지 카라멜 신곡 '립스틱'을 '누가' 한번 들어보라고 권유했다. 단박에 거절했다. 그런데 계속 한번만 들어보라고 집요하게 다시 파고든다. 제발 좀 들어보라고. 다시 거절하고 반박했다. '그럼 연유가 무엇이냐. 어차피 아이돌 유닛구성은 쳇바퀴 돌아가듯 쓰다만 포맷처럼 돌려돌려 쓰는 게 아니냐. 제 아무리 유닛의 종결자인 오렌지 카라멜이라도 '들여'다 볼만한 메리트도 향수도 없다.' 이들의 음악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건 ㅈ 초딩 아니면 피터팬 컴플렉스에 빠진 삼촌들일게 분명해보였다. 하지만 집요하게 다시 한번만 들어보라고 한다. [어느 땡땡 실용음악학원 강사 세션 기타리스트가 아이돌에 미처 나에게 오렌지 카라멜 자랑을 늘어놓으며 제발 한번 들어보라고 호소하는 소리다]
호소는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오렌지 카라멜의 행보와 컨셉에 더 경멸했다. 의상은 소녀시대[oh~]가 떠오르는가 하면 [립스틱]이란 가사는 명백히 미스에이 [립스틱]과 동일선상에 놓여져 있다. 물론 노래는 완전 다른 곳을 보여주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음악적 지점이나 취향을 고려하면 이건 무슨 '작품'같다. 여기서 작품은 작가의 작품성과 가치를 나타내는 증명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아이돌만의 작품을 말한다.
중요한 건 이들의 어느 지점까지 '컬트'스럽게가느냐가 중요한 대목이다. 오렌지 카라멜이 초딩스타일을 일관했던 것은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아니 처음부터 그래왔다가, 중간지점부터 점점더 심상치가 않더라. 이상한 동방 취향을 고려한 [샹하이 로맨스] [방콕시티]는 명백한 초딩스타일을 의도한 사실을 부정하지기가 매우 어렵다. 희안하게도 [상하이 로맨스]가 '뿌까뿌까'를 연상하는게 지극히 우연의 일치였을까. [oh~]와 비슷한 의상과 [립스틱]란 노래 제목이 과연 소녀시대와 미스에이를 담습했다는 사실 조차도 우연일까. 그리고 왜, 뮤비에 느닷없이 탁구[핑퐁]이 나타날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연이라 말할 수 있을까. 부실음악이냐 대중의 기호냐. 갈림길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게 먹혀들어간다는 것이다. 유닛이란 그런 것이다. 로스가 적고 리스크 갭이 작다는 게 장점이다. 유닛이란 치고 빠지기 좋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