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셰에 가서 두세 시간을 죽치고 앉아서 청음을 했는데 정말 좋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근데 기억에 남는 건 가성비 참 좋은 몇 개? 그게 다더군요. 저는 이제 겨우 스물이기 때문이죠. ㅎ
물론 그런 거 안 따진다면 좋은 제품들 많았습니다. k3003을 들을 때는 이어폰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물론 er4가 있죠.),
hd600을 들을 땐 이거면 더 이상의 상급기가 필요 없겠다 싶었죠. 파이널 오디오의 플래그쉽 헤드폰도 매우 좋았고요.
하지만 가성비로 따진다면 이어폰은 dm030, 헤드폰은 모터라이저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dm030은 제가 소유중인 ix3000과 함께 3만원 이하 이어폰에서 양대산맥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제가 약 V자에 밸런스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데, 저의 이러한 성향이 반영된 생각입니다.(gs100은 강V자라..)
더 놀라운 놈은 모터라이저였습니다. 모터헤드폰즈의 금총알 이어폰을 듣노라 하면 붕붕대는 저음을 견딜 수가 없는데 헤드폰인 모터라이저는 매우 의외였습니다. 밸런스!를 외치게 만드는 균형감 있는 소리, 전혀 많지 않은 저음과 깔끔한 고음. 그리 피곤한 음색 또한 아니었습니다. 소리가 아웃도어보단 인도어 성향에 가까웠는데 그래서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벨루어 패드죠, 요다현상 전혀 없죠, 정수리나 귀 압박도 거의 없어서 착용감도 꽤 좋았습니다. 볼륨 컨트롤과 재생/일시정지 버튼, 좋아보이는 선재의 케이블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디자인이 살짝 특이하긴 한데 어느 정도의 용기만 있다면 쓰고 다닐 만할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왜 이렇게 안 비싼거죠? 제 라이브는 요다현상과 후진 차음성 때문에 아웃도어 시 좀 아쉬웠는데, 재미로 청음 갔다가 괜히 급뽐뿌만 얻어온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물론 아웃도어용으로는 저음부가 부스트 된 제 올바라가 좀 더 적합한 소리일 것 같긴 하지만요.)
셰에라자드는 아직 한번도 안 가봤는데, 그 특유의 고급스럽고 여유있다는 매장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네요.ㅎ